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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타 연기, 지켜봐 줘! (movie week)

혀니나라 2018. 6. 6. 19:40

출처 : movie week
         No.176 / 2005.5.11~5.17



[WEEKLY CHOICE]

TV ...KBS2  러브홀릭 (STAFF 프로듀서_이건준 김규태|각본_이향희 CAST 서강욱_강타|이율주_김민선)

강타 연기, 지켜봐 줘!

사랑은 도둑처럼 다가오지만 막상 접하면 이미 예정된 것처럼 서로 이어진 알지 못하는 끈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이런 대명제는 어떤 종류의 사랑에서나 보통 비슷하다. 원인을 이해하고, 조리를 따지고, 기승전결을 살펴봐도, 결국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게 사랑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감성은 자신이 사랑을 하든, 다른 사람의 사랑을 보든 항상 좀더 빠른 심장 박동수를 기록한다. 사랑이야말로 각기 다른 상황, 제각각의 조건들이라도 만인의 감성을 어루만지는 정공법이기 때문이다.

KBS2에서 새로 선보이는 드라마 <러브홀릭>도 사랑 이야기다. 선생과 제자의, 사회 통념의 개념에서 한 발자국 벗어난, 시작부터 애절함이 절절한 사랑 이야기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특이한 병에 걸린, 속은 여리지만 겉은 당당한 여선생과 마음의 상처를 반항으로 풀어내는 무게 있는 남학생이 만드는 사랑 이야기다. 어쩌면 보았음직도 하지만 현실에서 조금 동떨어진 것 같아 보이는 두 인물은 몇 가지 상황들을 겪으며 미처 몰랐던 인연의 끈을 발견하고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또한 이 둘 주변에는 어김없이 그들을 좋아하는 이성들이 각각 포진해 둘의 관계에 여러 변수를 제공한다. 이런 바탕 안에서 여선생과 남학생이 자신들의 사랑을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는 것, 이게 <러브홀릭>의 중심이다.

일상생활에서 잘 지내다 갑자기 잠에 빠지는 '기면증' 이라는 설정과 아이돌 그룹 'HOT' 출신인 강타의 연기자 데뷔는 <러브홀릭>의 주력 재미 요소다. 극중 여선생인 이율주(김민선)가 걸린 기면증은 그 특이성을 살려 지난 2일 방영된 첫 회부터 사건을 이끌어간다. 반항아 서강욱(강타)과의 인상적인 만남을 연출하거나, 극의 전환을 이루는 중요한 사건까지 기면증의 특징을 빌어 구성한다. 강타의 연기자 데뷔는 외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그의 연기력에 의해 드라마가 자리를 잡을지, 또 하나의 불발탄으로 남을지 크게 좌우되기에 이를 예측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다.

< 러브홀릭>의 방영 이후, 대략적인 평은 나쁘지 않다. 그동안 트렌드와 코믹함이 주를 이뤘던 드라마에 순수 멜로라는 요소는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기대감을 조성한다. 강타의 연기는 아직은 그동안 뮤직비디오에서 봐왔던, 시종일관 쏘아보는 '강렬한 눈빛' 수준에서 맴돌고 있지만, 처음이라는 걸 고려할 때 이해할 만한 수준이다.

앞으로 인물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사랑이 더욱 애절함을 더할 때 강타의 연기가 얼마나 감정을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아무래도 <러브홀릭>은 강타를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테니까 말이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시작에 기대를 해 봄이 어떨지.

김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