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혀니나라/기사방

Man-To-Man 가수 강타 (주부생활)

혀니나라 2018. 6. 6. 08:29

출처 : 주부생활
         2005.04



Man-To-Man

강타

남자는 사랑할 때도 헤어질 때도 가면 벗지 못한다


최근 3집 솔로앨범을 들고 3년여만에 모습을 보인 강타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예쁘장한 얼굴과 미성으로 '어린왕자' 이미지가 강했던 그가 과감하게 옷을 벗고 구릿빛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고 나선 것. '예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던 그의 얼굴에선 남성미가 풍겨나고, 근육은 웬만한 몸짱 못지않다. 소년에서 남자로 생각 또한 많이 성숙해진 강타, 그를 만났다.


김재우 기자 / 사진 김중만 . 디자인 김현희


그가 장악한 무대에선 딴 짓을 할 수 없다. 어쩔 땐 그의 강렬한 눈에 빠져, 노래와 댄스는 뒷전일 때도 있다. 무대에서 늘 진지했던 그의 모습들. 그리고 보니 무대 위에서 그가 환하게 웃는 걸 본 기억이 그다지 없다. 진지함이 그의 컨셉이었을까. 고교 2학년 때 H.O.T로 가수로 데뷔할 때에도 다른 멤버들과 달라보였던 그의 무게감. 그런 그가 스물 일곱이 되어서야 여성지 인터뷰에 처음으로 응했다. 하이틴 잡지 인터뷰에만 익숙해서일까, 그 어떤 질문에도 팬들을 의식한 답변 일색이던 강타. 하지만 질문이 더해질수록 기대했던 그만의 진지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 얼마 전 급성 후두염으로 입원한 뒤 퇴원했다. 그 때문에 인터뷰가 많이 미뤄졌다. 몸 상태는 괜찮은가.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황입니다. 미국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을 끝내고 바로 중국 북경에서 열리는 판권보호 스타콘서트에 참여했었는데, 그때 몸에 무리가 온 것 같아요. 병원에서 치료도 받고 휴식도 취했더니 많이 좋아졌습니다.


■ 연기 겸업 선언까지 해서 무척이나 바쁠것 같다. 그러다 또 병원 신세지는 건 아닌가.

(웃음)그러면 큰일나는데...주중에는 드라마 촬영을 하고, 주말에는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보니 사실 하루도 온전히 쉬지 못하고 있습니다. 병원 입원하면서 스케쥴이 많이 밀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처음으로 연기와 가수 활동을 동시에 하는 만큼 최선을 다할 계획이니 기대해주세요.


■ KBS 미니시리즈 '러브홀릭' 으로 갑자기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뭔가.

사실 그동안 공공연하게 음악만 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저는 순수 음악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는 대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러다가는 아무도 즐겁게 해줄 수 없는 퇴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느꼈고요. 솔직히 말해서 폼잡고 음악만 할 게 아닌 것 같아 연기를 택했어요. 하지만 영역을 넓힌다기 보다는 경험을 쌓기위한 일종의 도전으로 알아 주셨으면 좋겠네요.


■ 그럼 연기는 단지 경험인가. 10년후 어디에 머물 수 있는지 생각해봤나.

10년 후 어느 분야를 선택한다기보다는 가수로, 연기자로 대중들과 지속적인 교감을 나누고 싶기는 하지만...지금은 그저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 처음 연기를 경험하기에 실수도 많고 부담도 클 텐데.

지난해 6월에 한중 합작 드라마 '마술기연' 촬영차 3개월 동안 중국에 머무르며 촬영을 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정통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죠. 연기는 여러 사람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가수 활동과는 차이가 있더군요. 물론 가수 활동을 할 때도 여러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무대에 올라가면 혼자서 연출해내야 하는 부분이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연기 활동은 스텝도 훨씬 많고, 저 혼자 하는 부분 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호흡을 맞춰 작품을 만들어 나가야 하잖아요. 가수 활동에 적응되어 있던 저로서는 어색하기도 하고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 2집 발매 이후 2년 6개월만에 3집이 나왔다. 음반 준비만 한 것은 아닐테고, 그동안 뭐하고 지냈나.

2년 6개월동안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절친한 친구인 이지훈, 신혜성과 함께 그룹S로도 활동했고, 또한 중국 골든디스크 , 음악풍운방, 대만금곡장 시상식 등 중화권의 대형 시상식에도 참석하는 등 주로 해외 활동으로 바쁘게 보냈어요. 국내 TV에 안 나온다고 집에서 놀고 있었던 게 아니라는 거 이제 아시겠죠(웃음).


■ 많은 여성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하겠다. 앨범 재킷을 보면 한층 성숙해지고 섹시한 매력까지 풍긴다. 팬들의 반응도 달라질 것 같다.

네, 알고 있어요. 많은 분들 특히 여성분들이 절 보는 눈이 이전과는 다르던데요. 그렇다고 이글이글 타오르는 정도는 아닌 것 같고...


■ 3년 동안 운동은 어떻게 했나.

매일 구칙적으로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 정도씩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 관리를 했습니다.


■ 지난 해 중국에서 체류하고 있을 때도 현지에서 운동을 했나.

거의 할 수 없었죠. 다행이도 제 근육이 기억이 좋더라구요. 다녀온 뒤 다시 운동을 했는데도 금세 불끈불끈 근육들이 살아나던데요. 흔히 근육을 키울 때 먹는 닭가슴살이나 달걀 등은 먹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 섹시한 몸은 이번 앨범을 위한 컨셉이었나.

그간의 이미지를 벗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나이가 한 살 한 살 드니까 남성다운 모습이 제일이라는 생각을 했고요. 그리고 음악적으로도 한층 성숙한 강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하지만 섹시함을 표현했다기보다는 제가 기존에 선보이지 않았던 이미지를 3집 앨범 재킷을 통해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술자리를 즐긴다고 들었다. 그런데 운동을 할 때는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트레이너들이 조언을 했을 텐데.

전혀 안 마시지는 않았고, 조금씩 마셨죠(웃음). 사실 운동을 시작한 첫 번째 이유가 이미지 변신이기는 했지만, 술을 좋아하다보니 건강 관리 차원도 있었어요. 술배 나오면 안되잖아요.


■ 술, 음악 말고 본인이 즐기는 게 또 있나.

즐긴다는 말과는 안 어울릴 수도 있지만, 친구들과 만나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겨요. 정말 소중한 존재죠.


■ 타이틀 곡 '가면'은 자신의 이야기라고 들었다.

2년 6개월 동안의 공백기 중 짧은 기간 사랑을 했었는데, 저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첫사랑할 때만큼 표현을 못하게 되더군요. 어렸을 때는 사귀던 여자와 헤어지면 붙잡고 싶고 실제로도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는 못하는 거죠. 복잡한 거 싫고, 자존심 상하는 거 싫고, 시시콜콜 신경 쓰는 거 싫고...진짜 마음은 그게 아닌데 겉으로는 그렇게 행동하죠. 타이틀 곡 '가면'은 실연 직후의 갈등을 표현했어요. 겉으로는 웃으며 "떠나가라" 고 "잊어라", "행복해라" 하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통곡하는 남자의 내면을 담고 있죠.


■ 그동안 유난히 말수가 없었다. 그것 또한 가면이 아닌가.

저는 오랫동안 연예인이라는 신분에 길들여져 있었어요. 카메라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행동이 다를 때도 종종 있어요. 제가 연예인이어서, 얼굴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의 행동이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지 문득 저도 제 자신이 낯설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다중 인격자처럼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게 아닌가. 친구들을 대할 때조차 그래요. 또한 나이가 들면서 마음 속에 있는 것이 겉으로 표현되는 부분이 아주 적어진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불가피한 것이라 생각해요. 반드시 가식적이고 계산적인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신중해지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일 수도 있으니까요.


■ 앨범 전체가 조금은 어둡다. 본인의 지금 상황인가.

조금은 맞을 거예요. 그게 제 느낌이어서 제 느낌 그대로 담아 보려고 했으니까요. 쓸쓸한 남자가 고독해하는 느낌, 혼자 차 안에서 조용히 들을 수 있는 차분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 '가면' 도 그렇지만 두 번째 트랙인 '쓰레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대부분 남자들은 첫사랑에 실패하잖아요. 연인과 헤어진 뒤에 보고 싶어 못 견뎌서 전화를 하지만 또 그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되죠.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쓰레기 같은 존재, 못난 놈이라고 생각하게 되잖아요. 이 노래는 그런 제 기억이 생각 나 제목을 먼저 생각해놓고 만들기 시작한 곡이에요. 절절하면서도 공감이 가는 멜로디가 쉽게 나오지 않아 세 번이나 다시 쓸 만큼 공을 들인 노래죠.


■ 그런 말 들으니까 이젠 소년이 아닌 남자란 생각이 든다. 남자다워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떻게 반응하나.

그런 질문에 티를 안 냅니다. 남자에게 "남자다워졌네" 하는데 "감사합니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말 없이 웃음으로 답을 하는 게 진정한 남자의 반응이라는 생각을 하는데...에이, 사실 이렇게 대답하는 것도 남자다운 게 아니네요(웃음).


■ 지금 20대의 여성 상당수가 H.O.T의 팬이었다. 그리고 그 팬들은, 이런 표현을 써도 모르겠지만 그 어느 가수의 팬들보다 광적이었다.

팬들은 항상 고마운 존재예요. 제가 팬들을 표현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파트너'입니다. 저의 팬들은 오랜 시간 동안 저의 파트너로서 제가 음악을 하는데 힘을 불어넣었죠.


■ H.O.T 리드보컬에서 솔로로 활동하면서 힘든 일은 없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H.O.T는 제가 이렇게 음악을 이어갈 수 있게 만든 근원이었으니까요.


■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H.O.T 재결합설이 큰 관심이라고 하는데, 정말 결합하나.

지난해 이지훈, 신혜성과 그룹S로 활동할 때 팬들에게 많이 혼났어요. 'H.O.T를 두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말이죠. 하지만 재결합해 음반을 내는 일은 힘든 일이 아닐까 싶어요. 멤버 모두 좋은 추억으로 간직했으면 합니다.


■ 중국에서도 활발히 활동을 하며 한류 스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중국에서도 새로운 3집 앨범이 발매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습니다.


■ 한국가수들의 일본 진출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중화권에서 주로 활동하는데.

중국은 순수하고 또 유행이 빠르지 않아서 한 번 팬이 되면 꾸준히 좋아해주는 장점이 있어요. 그 사랑에 보담하는 게 먼저란 생각이 들어요. 중국은 일본보다 무대도 덜 화려하고 사업적인 측면은 약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 1996년에 데뷔, 연예계 10년차다. 잃은 것과 얻은 것이 무엇인가.

솔직히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게 훨씬 더 많습니다. 연예인이 된 이후, 개인적인 부분이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팬 여러분들의 과분한 사랑도 받았고 훌륭한 작곡가들, 선배 가수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또한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고, 연기자, DJ, MC 등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잃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