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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울림이 있는 곳, 쿠바

혀니나라 2018. 6. 4. 21:07

출처 : 조선일보>News>TV
          cf.chosun.com/tv/



영혼의 울림이 있는 곳, 쿠바 (101호)

영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 대중들에게 선보인 이래, 흙 속에 묻혀있던 쿠바 음악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때로는 댄스 음악을 방불케 할 정도의 흥겨움으로, 때로는 가슴을 휑- 뚫어놓을 듯한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쿠바 음악은, 너무나 순수하고 노골적인 울부짖음이다. 온갖 브라스와 드럼을 빵빵 대다가도, 굵게 주름 패인 노인의 목소리 하나만으로 영혼의 숨소리를 느끼게 해주는 쿠바 음악.

이렇게 이중적인 음악 만큼이나, 쿠바라는 나라 역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쿠바에서는 달러를 통용화로 쓰면서도, 미국과 연맹된 신용카드로는 그 무엇도 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최대한 외국 관광객의 국내외 출입을 억제시키려 하지만, 국민의 많은 수가 낯설고 먼 공산주의 국가를 찾는 관광객들로 인해 수입을 연명한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아직도 체게바라가 국민을 먹여 살리고 있는 곳, 해밍웨이의 숨결이 남아있는 곳, 이 시대 공산주의의 마지막 보루 중 하나인 낯설고 먼 땅 쿠바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1. 아바나 Havana

얼마 전 가수 강타가 솔로 2집의 앨범 자켓과 화보집 촬영을 위해 쿠바를 찾기도 했다. 사진 속 낯선 공간을 뒤로 하고 서있는 강타는, 한층 더 성숙된 그의 음악 만큼이나 훌쩍 성장한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처럼 쿠바의 이국적인 정취는 썩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것이어서, 각종 영상이나 사진 속에 자주 등장한다. 아바나 시내의 ‘혁명박물관’ 같은 경우 영화 <대부2>와 로버트 레드포트 주연의 <하바나>에 등장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쿠바 제 1의 도시 아바나는 쿠바의 수도다. 스페인 식민지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는 이 곳은 혼란스런 역사에도 불구하고 전쟁과 혁명에 의해 그리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과거의 전성-기를 기억해내듯, 거리 곳곳에는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 여기저기 놓여있다.

쿠바에서 가장 사회주의적인 냄새를 풍기는 혁명광장 내의 쿠바 행정부 건물벽엔 혁명가 체게 바라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오직 체게바라를 위해 낯선 땅을 찾는 외국인들로 인해, 체게바라는 하나의 관광상품이 되어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만날 수 있다. 그의 그림, 사진, 조각상, 책 등등. 그래서 체게바라는 죽어서도 쿠바를 먹여 살린다고 하지 않던가.

체게바라 뿐 아니라 미국의 대문호 해밍웨이도 쿠바의 관광수입을 올려준다. 해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가 집필된 곳이 바로 아바나다. 아바나에서 10 분 거리에 위치한 고히마르 마을은 <노인과 바다>의 무대된 곳이다. 해밍웨이가 거주했던 곳을 박물관으로 꾸민 ‘해밍웨이 박물관’에는 그의 서재와 낚시 도구, 사냥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해밍웨이가 생존 당시 자주 찾았던 ‘라 테레스 레스토랑’에는 벽마다 해밍웨이의 사진이 걸려 있다.

2. 바라데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해변 관광지 명성을 얻게 해준 바라데로는 쿠바 제 1 의 휴양지다. 길게 뻗은 푸른 해변과 하얀 백사장이 일품인 바라데로는,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1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가늘고 긴 길의 가운데를 달리다 보면 좌우로 모두 푸른 카리브의 바다를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을 지니고 있다. 해안을 따라 자리잡은 호텔중에는 클럽 메드와 비슷한 형태의 수퍼 클럽이 있다. 1 박에 1 백 48 달러를 내면 숙식을 포함, 부대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유럽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근처의 악어농장과 원주민 촌락도 바라데로의 관광 명소가 되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생생히 느끼게 해준다.

과거 마피아들이 해변가에 호텔을 세워 카지노를 운영하기도 했던 바라데로는 알 카포네의 별장이 있었을 정도로 미국갱의 영향이 강했던 곳이다. 미국의 재벌 듀퐁의 옛 별장 역시 이 곳에 있다.
또한 무라카미 류의 소설 <타나토스>의 배경이 된 곳도 바라데로다. 여배우와 여행 가이드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쿠바의 뜨거운 햇살과 원시적인 큰북 리듬이 흠뻑 느껴지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