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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etc, Family Matters, 강타 (InStyle)

혀니나라 2018. 6. 10. 13:53

출처 :  InStyle
          September, 2013



LIFE etc,

Family Matters


그는 혼자 살지만, 실상 혼자가 아니다. 이미 방송을 통해 그의 특별한 가족이 공개되지 않았는가. 강타의 일상에 여유와 편안함을 가져다준 작고 사랑스러운 존재들에 대해 그가 입을 열었다.

PHOTOGRAPHED BY JEWON KIM




원조 아이돌, 아이돌 1세대, 그 중심에 있는 남자, 강타는 그 누구보다 스타로 이미지가 강했고, 뭔가 남다른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는 인상을 주는 남자였다. 하지만 바로 그런 의외의 생각을 깨고 싶었다는 그. 그래서 <보이스코리아>의 심사위원으로 방송을 시작한데 이어,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나 혼자 산다>를 첫 공중파 나들이로 선택했던 것이다. 당황스러우리만치 대본도, 코칭도, 디렉션도 없는 리얼 예능프로그램으로 말이다.

"솔직히 속으로 '제작진이 어느 정도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편집하거나 포장하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은 거예요. 저의 모든 일상이 가감없이 그대로 방송되더라구요. 제 일상이 방송 거리가 된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어요."

사실 그는 어떠한 외압이나 인맥 때문에 억지로 출연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고정된 이미지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로서는 앞으로 계속 활동하기 위해서는 대중과 가까워질 다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은 강타에 대한 이미지를 깨고 싶어 이 프로그램을 택했다고. 그 때문에 강아지들 밥 챙겨주고 대소변 치우고 씻기고 하는 모습부터 혼자 아무렇게나 드러누워 있는 모습까지 그의 편안한 일상을 시청자들은 고스란히 보게 되었다. 하다못해 라면을 부셔 찬밥을 넣고 죽으로 끓여 먹는 초라한 식탁까지 공개되어 '삼성동 꽃거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하면 얻는 게 있을까 싶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나 혼자 산다>를 시작한 이후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의 반응이 완연히 달라졌다는 걸 느끼죠. 가장 큰 변화는 H.O.T.에 익속하지 않아 강타라는 사람을 잘 모르던 사람들이 저를 알아본다는 거예요. 또 하나는 저를 알아보는 분들도 예전과 다르게 편안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다는 거죠."

그는 이것만으로도 대만족이라고 했다. 원조 아이돌이라는 단단한 껍데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걸 어려워했었다. 아직도 뻣뻣하고 각진 사무적 이미지가 따라 다니기 때문에 대중 속데 섞이기에 무리가 있었던 것. 그런데 어라? 이제 사람들이 웃으며 먼저 말을 걸어주고 안부도 묻네? 그는 그것만으로도 예능 나들이가 대성공한 것이라며 활짝 웃는다.

그런 그가 요즘 고민하는 것은 프로그램에 잘 녹아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3주 방송이 나간 이후 쏟아진 수많은 질타는 기존 출연자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어색하고 재미없고, 따로 노는 듯한 느낌 말이다.

"처음에 이 프로그램에 합류할 때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믾이 했어요. 1세대 아이돌의 인기에 아직도 집착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선입견 때문에요. 게다가 안칠현이라는 실명보다 강타라는 예명으로 각인되어 있는 것도 문제였고요. 이름부터 인간적이지 못하다는 것도 대중과 친밀해지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게다가 H.O.T. 해체 후 중국 활동에만 집중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타에 대한 이미지는 거의 없었으니까요."

< 나 혼자 산다>를 처음 시작할 때는 어색해서 일부러 말을 더 많이 했는데 , 대중에겐 그것조차 좋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제 와서 깨달은 건 리얼 예능 프로그램은 카메라가 없다는 생각으로 어깨에 힘을 빼고, 사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그는 이제 회를 거듭하면서 천천히 다른 출연자와 어우러지는 과정이 보일 거라며 자신감을 보인다.

H.O.T.로 인기의 정점을 찍었던 시절, 지금보다 훤씬 화려하고 행복했지만 돌아보면 그것은 그 당시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일부분이었다. 바꿔 말하면 그때는 그 나름대로 행복했고, 지금은 지금 나름대로 행복이 따로 존재한다는 걸 깨달은 것. 그는 어린 시절엔 할 수 없었던, 아이돌 그룹 멤버였기에 시도하지 못했던 것들을 지금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서로 불편해하던 형들, 어르신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많아졌다. 지금은 그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의견도 나눌 수 있을 만큼 성숙했기 때문이다.

그런 일상에 행복을 더해주는 네 마리의 반려견은 이러한 상대적 박탈감에서 그를 벗어나게 해준 주인공들이라고 한다. 솔로로 전향해 중국 활동에 집중하는 동안 외로움에 시달릴 때도 강아지들이 그의 그런 마음을 채워주었다. 강아지들은 각자 특성과 성격이 다른 생명체로 그에게 활력을 주는 존재인 것이다.




"물론 손이 많이 가고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아, 얘네들에게는 내가 절대적인 존재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가슴 한구석이 채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그래서 힘들고 귀찮은 일이 많아도 행복한 마음으로 이 녀석들을 키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외로움에 대한 보상과 치료를 위한 방법을 찾기는 힘들지만 네 마리의 강아지가 그 모든 것을 해주고 있기에 제게는 무척 특별하죠."

집을 비울 때가 잦은 그이기에 강아지들도 자신들만의 사회를 만들고 서로 의지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마리씩 들이다 보니 네 마리나 키우게 됐다. 다행히 지금 사는 곳이 방음이 잘 되어 있고 옆집과 많이 떨어져 있어서 마음 놓고 키울 수 있다고. 강아지들과 일상을 함께하고, 종종 자전거로 먼 거리를 달리고, 맛집을 돌아다니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것이 현재 그에게 가장 큰 행복이다.

"제 생각대로 강아지들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서로 어울리며 잘 지내더라구요. 그래서 낯선 곳에 가도 힘들어하지 않는 것 같아요.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해 마음껏 뛰어놀게 해주고 싶은 생각도 있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얘들과 여행도 다녀오고 싶어요."  

연애한 지 오래되다 보니 감정을 싣는 데 여려움을 겪고, 자연스레 음반 작업이 많이 지체되었다는 그. 하지만 절대 손을 놓을 생각은 없다. 후배들에게 꾸준히 음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배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는 우리나라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정통 중국요리를 시작으로 외식사업에도 뛰어들어보고 싶다고 귀뜸한다.

"지금은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평범하게 지낼 생각은 아니에요. 40대에는 20대 때보다 더 화려하게 일을 하고 싶어요. 20대는 나에게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여러가지 일을 해왔고, 30대는 그것을 정리하는 노하우를 쌓으려고 많이 노력했죠. 이제 그것들을 알맞게 모으고 훑어내면서 제 인셍에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는 중이에요.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해서 40대를 멋지게 보내고 싶어요."

후배들에게는 듬직한 선배로, 반려견들에게는 다정한 아빠로 행복을 오래 이어가고 싶은 그. 세월에 순응하고 현재에 만족하는 평화로운 일상을 소유한 이 남자야말로 진짜 멋진 인생을 살 줄 아는 스마트맨이 아닐까.




-에디터 임경미(프리랜서)





자주 집을 비우는 직업 탓에 반려견 네 마리를 한꺼번에 키우게 되었다는 강타. 그의 반려견은 모두 두 살배기 동갑내기지만 생김새와 성격은 천차만별이다.

쎈(첫째, 치와와)
"통솔력이 강한 쎈은 자신보다 몸집이 몇배 큰 개에게도 대들 정도로 성격이 강해요. 겁이 없나 봐요, 고양이도 단번에 제압할 정도죠,"


비너스(둘째, 치와와)

"딱 공주예요. 애교가 많고 종종 교태를 부리는 것을 보면 웃음부터 나와요. 어디서 그런 걸 배웠는지 신기할 정도죠. 공주답게 질투도 많고 깍쟁이 같아요."


마요(셋째, 치와와)

"저를 바라보는 눈빛에 끌렸어요. 성격이 소심해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걱정했는데, 듣던 대로더라고요. 어떻게 극복시켜야할지 고민이예요."


제이(넷째, 몰티즈)

"청일점이에요. 성격은 무척 활발한데 그만큼 말썽도 많이 부려요. 그래서 손이 유난히 많이 가요. 또 털이 몹시 하얗기 때문에 그만큼 때도 잘 타요."




HOME AT HEART
FAMILY MATTERS


"얘들이 카메라를 너무 잘 아는 걸요?"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언제 이렇게 단장하고 나왔을까. 예쁘게 미용까지 하고 현장에 나타난
강타의 반려견 제이, 마요, 쎈, 비너스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스태프들의 표정도 환해졌다.
심지어 강아지들이 모두 포토제닉하기까지!
이날 촬영 현장은 무척 부산스러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강아지 네 마리를 이토록 잘 통솔하는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