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the fan
2001 #009
멋진 강타
나는 아직 강타의 팬이 아니다. 공식 팬클럽 인원이 몇 만 명에 이르고 콘서트 한번 하려면 잠실 주 경기장을 빌려야 하는 슈퍼그룹 출신의 이 가수를 좋아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솔직히 버거운 일이다. 벙거지 시울 만지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어떤 팬들을 보면 '결사항전'을 외치는 이슬람의 지하드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단결과 추종. 난 그게 싫다. 굳이 팬클럽이 아니라 하더라도 예민한 촉수를 곤두세우고 공동의 이름으로 된 성명서 같은 것을 낭독하는 단체가 나온다면 나는 케이블 TV의 전원을 뽑아버리고 싶어진다. 그 모습은 하나의 권력같으니까.
지금껏 나는 H.O.T.의 어떤 앨범도 처음부터 끝가지 '단번에' 들어 본 적이 없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전국의 십대들은 새로운 메시아를 만난 듯 열광하며 환호를 보냈었지만, 나의 정서에 쉽게 와 닿지 않는 가사와 빠른 비트를 한 시간쯤 꾹 참고 듣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한 때 내가 누군가의 음악에 도취되었듯, 누군가에게 있어 H.O.T.란 대상은 굉장히 매력적이며 강력한 형이상학적 구조물일 것이다. 그러나 지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영원할 것 같았던 H.O.T.도 부질없이 해체되고 말았다. 돌아보면, 그들이 휩쓸고 간 지난 5년 동안의 시간은 앙망과 질시를 동시에 받았던 에바 페론의 일생처럼 드라마틱했다.
제법 바람이 불었는데 거리는 차분하며 깨끗했다. 출고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강타의 은색 메르세데스는 티끌하나 없이 말끔한 채로, 인사동 경인 미술관 앞 주차장에 나타났다. 96년 9월 7일 데뷔한 이래, 쉼 없이 달려온 이 청년은 한번도 정상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영원할 것 같던 맹세가 주춤거리면서 팀이 해체 기로에 놓였을 때도, 그는 달라이 라마처럼 의연했다. 일거수일투족 잡지와 스포츠 신문의 커버를 장식했으며, 성공가도를 달렸던 네 장의 정규앨범들, 그리고 방안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트로피를 안겨 주었던 슈퍼 아이돌 그룹의 일원으로서 지난 5년 동안, 좋든 싫든 강타는 늘 화재의 중심에 서 있었다.
혼자인 채 돌아온 강타는 예전보다 훨씬 의젓하고 근사했다. 만 2년만에 다시 만난 강타.
그에게서는 예전에 볼 수 없던 남자다움이 묻어 난다. 좁은 어깨가 벌어지고 솜털이 피어났던 자리에 거뭇한 수염발이 잡혔다. 이제 강타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가 말을 꺼낼 필요가 없다. 인터뷰를 하는 것은 혼자뿐이니까. 사람들의 시선을 즐길 줄 아는 스타가 되어 스튜디오를 벗어나게 된지 단지 석 달째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음악적 자질도 키만큼 자라서, 그는 자신의 음반뿐 아니라 동료가수와소속사의 캐롤 음반에 꼬박꼬박 자신의 곡을 포함시키는 뮤지션으로 성장했다. 'K.T"라는 그 자신만의 독립 스튜디오 브랜드를 보더라도, 이제 곧 그는 유영진이라는 스승을 뛰어넘어 청출어람의 예를 증명할 태세다.
새로 주어진 역할의 옷으로 태연하게 갈아입은 지 석달. 오랜만에 만난 이 '신참' 솔로가수의 모습은 텔레비전 화면에서보다 더 친근하고 미묘했다. 엷은 메이크업 아래의 피부는 건강했고 적당한 미소가 드문드문 박혀 있었다. 시선은 솔직했고 얼굴과 턱 선은 또렷했다.
'안녕하셨어요" 도시의 겨울에 어울리는 갈색 수트를 걸친 그가 짧게 인사했다.
흑단 같은 머리카락은 두 갈래로 나뉘어져 이마를 가리고 있었으며 여전히 무표정했다. 심플한 문양의 하얀 철제 의자에 앉으며, 그는 경인 미술관 커피 하우스에서 차 한잔을 주문했다. 카페 안의 음악은 어떤 거장의 클래식이었다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강타에게로 집중되는 것 같았다. "저기... 강타 닮은 것 같아" 라고 말하는 눈썰미 없는 테이블까지.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첫 번째 솔로앨범은 보컬리스트로서도 역량도 한층 드높였다.
다양한 시도를 전제로 힙합과 댄스를 지향했던 팀의 노선을 털어 내고, 현악 사운드가 돋보이는 발라드, 재즈 선율에 의지한 노래들로 가득 채운 이 앨범은 강타가 가진 장점들을 극대화 시켰다. 그의 팬들은 이번 앨범이 강타 자신에게나 모두에게 툭별한 계기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강타의 솔로활동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다음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 나머지 멤버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테니까.
"어떻게 가수가 매니저가 낙원상가를 모를 수 있지?" 입사한지 7개월째인 송영선 매니저에게 강타는 귀여운 면박을 준다. 편집부에서 발송한 약도를 사무실에 두고 오는 바람에, 담당 에디터와 무려 여섯 번이나 통화했던 그는 낙원상가 1층 굴다리를 지나 유턴을 받고 가까스로 약속시간을 맞춘 터였다.
실제로도 그는 강타 또래처럼 앳되어보였다. 시선은 온통 자신의 가수에게 쏟고 있던 성실한 매니저는 주문했던 고구마 무스를 한 입 떠물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서야만 했다.
콘티회의가 끝나고 사진 촬영이 시작된 것이다. "형, 그냥 앉아있어요. 가서 차라도 마셔요"라는 강타의 소리를 듣는지 마는지, 그는 다이어리에 <낙원상가 302호 대림 악기사, 강타 단골집> 이라고 적어 넣는다.
틈만 나면 발성연습을 하는 강타의 마음은 며칠 후 있을 팬 미팅 현장에 가있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의상을 바꿔 입으며 그는 쉬지 않고 노래연습을 한다. 대형 무대 경험도 많지만, 혼자 모든 것을 소화해야 하는, 그야말로 단독 콘서트나 다름없는 이번 행사에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것이 전국에서 모여든 3만 명 앞에서, 그것도 모든 곡을 라이브로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이란...
직접 작성한 큐시트에 의해 진행될 행사의 래퍼토리는 그 동안 촬영한 편집 영상물, 팬들과의 대화, 4년만에 작성한 팬레터 답장 낭독 등이 포함된다. "정말 긴장돼요. 방송 스케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밤 늦게 연습하고 있다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번 행사 끝나기 전에는 밤에 잠들기 어려웠을 거예요(웃음)...".
그는 유리 전시관 2층에 마련된 등나무 소파 위에 누워있다. 또 다른 이미지의 강타는 열명의 스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러 가지 포즈로 몸을 움직인다. 이제 막 스물 셋이 된 강타의 현재는 함께 활동했던 팀의 동료들 중에서 가장 앞서 있다. 또한 그는 노래 잘 하고 얼굴 잘 생기면 그만인 스테레오 타입의 여느 가수들과는 체질적으로 달라 보인다.
예의바르고 말을 아끼는 그 만의 개성. 최소한 자기 생각을 갖고 있는 스타. 그의 마인드는 어떤 상황에도 재치있게 대응하는 스킬, 일부 연예인과 명확히 구분하는 방패막이가 되어준다.
경인 미술관에서의 촬영을 마쳤을때. 시간은 정확히 오후 2시 30분이었다. 제2의 촬영 무대로 자릴 옮기면서 강타는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코디네이터가 강타 캐릭터의 아바타에 대해 얘기해주자, 그는 걷는 동안 즉석으로 휴대폰 액정화면 그림을 바꾼 다음 스텝들에게 보여줬다.
올해로 건축된지 80주년을 맞은 천도교 대성당. 이곳의 역사이래 내부에서 사진촬영을 한 연예인은 지금까지 단 한사람도 없다. 1층 복도와 건물 외곽을 제외하면 일반인에게도 공개되지 않는 이곳은 3.1 운동 기원이 되었던 모금운동에 의해 건립된 역사의 장이기도 하다.
팬들, 특히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그를 알아봤을 때, 강타는 촬영 중간중간 가볍게라도 목례를 건네고 만다. 그건 강타의 오랜습관이자 될성부른 매너를 증명한다. 실제로 요즘은 그러한 사소한 예절이 잘 생긴 외모보다 훨씬 중요하게 다가온다. 스타로 불리는 자들 중에 몸값은 천정부지면서 행동의 수준은 땅바닥에 들러붙은 껌 딱지 같은 자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초겨울의 담벼락은 여전히 단풍이 늘어져 있다. 포토그래퍼의 주문에 고개만 끄덕이는 강타. 서울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은 발길을 멈추고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낸다.
표정이 없는 대신 강타는 로맨틱한 제스처를 좋아했다. 무대 씬을 제외한 사진속에서 그는 언제나 안경이나 얼굴에 손을 가져가거나 고개를 비스듬하게 숙이고 전방을 응시해왔다. 그게 아니라면, 스튜디오의 스트로보 조명아래서 풍선이나 말린 꽃을 품에 안은 채 짓는 미소. 그 동안의 스크랩북속에서, 거의 대부분 그런 모습이었다.
"프랑스로 사진 촬영 갔을 때, 사람이 많아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요.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했지만 거리를 활보하고 자유롭게 사진촬영을 할수 있다는 게 얼마나 이상했는지 몰라요. 오히려 어색하고 쑥스럽고... 하지만 정말 좋더군요. 이른 시간의 인사동에 와본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사람들도 모두 조용하게 바라보면 웃기만 하네요. 눈인사만 보내오고..."
내 나이 열 여덟 무렵, 아침에 눈뜨는 것이 노동처럼 느껴지던 그때. 나는 팬클럽 회비 같은 것을 염두 할 필요 없이 김현식과 유재하, 김광석의 음악에 경도 된 소년이었다. 그들의 음악은 질풍노도에 상처 입은 소년의 환부를 치유하는 소독제였다. 들으면 팔다리에 불끈 힘을 불어넣어 주는 탄수화물 같기도 했다. 그들은 수시로 내 귀에 속삭였다.
'생각없이 지낸다고 스스로 원망하지 말아요. 그렇다고 변하는 것은 아닐 테니까" 인터넷이 뭔지도 몰랐던 그때. 친구들은 '오토리버스' 기능이 추가된 최신식 카세트를 자랑삼으며 이어폰을 꼽고 다녔는데. 인걸은 간데 없고 음악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십 여 년이 지난 지금. 많은 게 바뀌었고 내 앞에 강타라는 이름의 또 다른 가수가 있다. 그는 이미 정상에 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강타와 팬들 사이의 '그 무엇'이 늘 소신 있고 신중하게, 먼 장래를 바라보는 일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수는 가수대로 팬은 팬대로. 서로 키다리 아저씨처럼 한 걸음 떨어져 응원하고 화답했으면 한다. 애정이 지나치면 누군가 너무 빨리 탈진하거나 타버릴지 모르므로.
제법 시간이 지났는데 거리는 여전히 한적했다. 은색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는 그를 이곳에 데려왔던것처럼 다시 데려갈 것이다. 영원할 것 같던 하루는 저무는 시간처럼 허망하지만, 누구든 의여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든 싫든 그를 모두 한 때, H.O.T.라는 이름으로 하나였기 때문에.
(추신)나는 어쩌면, 강타의 팬이 될 것 같다.
H.O.T.활동 때와 비교해서 더 바쁜가요?
네.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어요. 데뷔이래 가장 바쁜 요즘이에요. 오늘 인터뷰를 하는 것도 저로서는 강행군이죠. 솔직히, 오늘 오면서 매니저 형에게 투정을 좀 했어요.(웃음). 왜 하필 오늘이냐고... 컨디션이 괜찮은 날이면 좋았을텐데, 어제 새벽 다섯 시까지 콘서트(공식 팬클럽 'Club K.I.T.' 첫번째 팬미팅) 준비했거든요. 간신히 두 시간쯤 잤네요. 팀으로 활동할때 보다 다섯 배는 더 바쁜거 가타요.
예전과 비교해서 크게 달라진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처음에 많이 어색했죠. 외롭고...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많이 했어요.
이제 제법 견딜만 해요. 생활하는데 있어서는 글쎄요. 그렇게 많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음악을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니까요. 장단점이 있긴 하죠. 좋은 점은 '혼자라는 것' 그래서 무엇을 하든 빨리 끝낼수있다는 것이에요(웃음)
오늘처럼 인터뷰를 위해 준비하는데도 시간이 덜 걸리고, 식사를 하든, 녹음을 하든 다섯 명이 하던 것을 이제는 혼자서 하고 있으니까요. 그만큼 간편해지긴 했죠.
멤버들과는 자주 연락을 하나요?
네, 서로 바빠서 얼굴을 자주 볼수는 없지만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려 노력하고 있어요.
오늘 저녁, 수상할거라고 보나요?
(M.net의 뮤직비디오 시상식)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죠.
수상에 연연하고 싶지 않아요(그날 저녁 강타는 남자솔로 가수 부문상을 수상했다.)
클럽 K.I.T. 첫 번째 팬미팅이 내일 모레로 다가왔군요.
네. 눈코 뜰새 없죠. 솔로활동을 시작하고 팬들과 함께 하는 공식행사로는 처음 갖는 자리고, 형식적으로는 단독 콘서트나 다름없기 때문에 무척 긴장되네요. 한편으로는 설레고요. 어제는 뮤직뱅크,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하고 시상식 리허설에 다녀왔어요. 그런 후에 부랴부랴 연습실로 옮겨 새벽 5시까지 준비했죠. 정말 이렇게까지 바빠 보긴 처음이네요(웃음)
공연의 내용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기본적으로 MR(뮤직 레코딩. 즉 보컬 없는 반주녹음을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없어요. 모든 곡을 라이브로 노래하거든요. 라이브 공연 느낌, 그 자체라고 생각하시면 될꺼예요.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것 보다 훨씬 공연다운 느낌이 강할 거라고 생각해요. 단순한 쇼의 느낌은 배제되죠. 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모두 라이브 연주로 진행되니까, 현장 애드립이 그만큼 많을 것 같아요. 밴드가 좀 힘들거에요. 무조건 저를 따라와야 하니까(웃음). 제 기분에 달렸어요. 흥이 나서 노래를 끝내지 않고 계속 부른다면 힘들어도 계속 연주해야겠죠?
라디오 방송 출연이 잦은데, 차라리 "DJ강타'가 되어보는 건 어때요?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좀 더 시간이 지난 뒤에 생각해 보고 싶어요. 지금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시키지 않아도 꼭 해야겠죠. 만약 하게 된다면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의 시간대가 좋을 것 같아요. 그 시간대가 갖는 매력이 있거든요. 하루를 정리하고 새로운 또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왠지 숙연해지는, 그 시간대에만 할 수있는 얘기들이 많이 있을 것 같네요.
인터뷰를 싫어했죠?
경우에 따라서는요. 예전에는 참 좋았어요. H.O.T. 1,2집 활동할때까지만해도... 신인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땐 무척 진지했죠. 말하기 쑥스럽지만 우리들 모두, 많이 순수했어요. 재미도 있었구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퇴색될 수 밖에 없었어요. 인터뷰를 하려면 적어도 한 시간쯤은 이야기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거든요. 인터뷰 의뢰는 점점 더 많아졌지만 시간은 늘 정해져있었으니까요. 섭외에 모두 응할 수는 없었고, 적당한 기준이나 방법을 찾아야 했죠.
그런 생각을 하고있었다니 놀랍군요. 인터뷰를 싫어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렇지 않아요(웃음). 어느 정도 신뢰가 뒷받침되는 경우라면 거절할 이유가 없죠. 다만 늘 시간이 문제예요. 오늘 같은 경우만 봐도 그래요. 일정만 조정 됐더라면 좀 더 멀리 나갈 수도 있었거든요. 처음에 얘기햇던 강화도나 제부도 말이에요. 인터뷰나 사진촬영에 응하는 입장에서도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이왕 할거라면 제대로 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다음 기회를 기약하죠. 요즘도 술을 많이 마시나요?
(웃음) 바빠서 많이는 못 마셔요.
주로 뭘 마시나요? 소주? 아니면 요즘 인기라는 '오십세주'?
그건 벌써 뗐죠(예전). 한 때 유행 했었잖아요. 웬만해선 이제 마시지 않아요. 오십세주의 공포를 알게 됐거든요.(웃음) 다음 날 숙취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두통이나 속쓰림도 그렇지만 오십세주 특유의 냄새가 다음날까지 쉽게 가시질 않죠. 정말 고통스러워요. 전 차라리 소주를 마셔요.
그게 제일 편하고 좋아요. 가끔 발레타인을 즐긱도 해요. 양주 중에서는 그걸 제일 좋아해요. 가끔씩 외국 다녀올 때마다 몇 병쯤 사다놓으면 한동안 마실수 있어요. 비행기 안에서 구입하면 저렴한 편이거든요(웃음)
세곡동에 마련한 새로운 작업실은 마음에 드나요?
네, 오랜 꿈이 이루어져서 너무 기뻐요. 오픈한지 아직 한 달이 채 안됐어요. 앞으로 제 시간의 많은 부분을 이곳에서 지내게 될 거예요. 50평 정도되는 공간을 알차게 꾸며놓았죠. 최고의 장비를 들여놓고 싶었어요. 음악하는 사람이라면 밥은 굶어도 좋은 장비, 좋은 악기를 갖고 싶어하는 욕심이 다 있을 거라고 봐요. 작곡이나 이런저런 작업은 물론이고, 녹음까지 할 수 있죠. 콘서트 끝나고 나면 곧바로 캐롤 앨범에 실릴 곡과 지훈이(이지훈)앨범 작업이 이곳 스튜디오에서 진행될 예정이예요.
정말 부럽군요.
(웃음)...
스트레스 받는 일, 걱정되는 일은 없나요?
왜 없겠어요(웃음). 하지만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그냥 좋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하면 해결되나요?
억지로 걱정해서 해결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그렇게 되는 법은 없잖아요. 저한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닐 거예요. 누구나 어떤 말로 다른 사람을 상처주기란 쉽다고 생각해요. 말은 세상에서 가장 쉬우니까요. 아무리 열심히 연습하고, 녹음하고, 앨범을 내놓아도 그런 비난을 하는 사람은 결국 하게 되어 있어요. 예전에 가장 흔했던 것이 강타만의 색깔이 없다. 표절이 의심된다, 뭐 그런 얘기들이었죠(웃음). 정말 어이가 없고 가슴이 아프지만 어쩌겠어요. 제 속을 꺼내어 보여줄 수도 없구요. 이제는 괜찮아요. 덤덤해졌어요. 중요한건 내 마음, 내 양심이죠. 그리고 제 팬들... ^^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계획이 있나요?
개인적인 계획은...(웃음) 정말 저도 바라는 바인데, 아직 모르겠어요(웃음). 연말에는 원래 분주하잖아요. 결산 프로그램이나 시상식, 여러 행사들.. 일이 우선이니까 일단 기다려봐야겠죠. 가능하면 친구들,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데, 모르죠..뭐...정말 기다려 봐야죠.
올해가 다 가기전에 꼭 이뤘으면 하는 일이 있나요?
한 달 밖에 남지 않았으니 뭔가를 새로 시작해서 이루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네요(웃음).
그냥 지금과 같았으면 해요 그리고 저를 아껴주시는 팬들 ^^, 세상 모든 사람들 모두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늘 하는 얘기지만, 세상의 좋은 것들 아름다운 것들만 바라보기에도 삶은 길지 않은 것 같아요. 제 노래가 누군가를 위로한다면, 기쁨을 가져다 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만약 지금의 강타가 아니었다면, 당장 해보고 싶은 일이 뭔가요?
평범한 사람이 된다는 말이죠?(웃음) 여자 친구를 사귀고 싶어요.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에... n
cr : 미슬토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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