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혀니나라/기사방

The Only Good Man - 강타

혀니나라 2018. 6. 4. 08:08



[출처] 쎄씨
          2001년 12월호

The only Good Man
진정한 뮤지션으로 거듭 태어나

강타

지금 나, 하늘에 감사해

홀로 선 두 달 남짓, 타이틀곡 '북극성'의 성공으로
이름 앞에 당당히 새겨넣은 닉네임 '솔로가수'가 되다.
그리고 지금 그가 다시 꺼내든 것,
그 스스로 견딜 수 있었다고 말하는 날들이 적힌 일기장 같은 음악이다.
'그 해 여름', 통기타 선율 속에 담긴 사랑의 노래를 들고
그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스스로의 믿음을 되새기며...강타


길을 가다 문득 흥얼거리는 선율,
그 해 여름


'잠시 이마에 스치는 바람, 그 바람결에 떠오르는 노래. 그렇게 사람들의 입가에 잠시 머무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음악가의 인생은...' 인터넷 서핑을 하다 한 팬이 메인보드에 띄운 글을 기억했다.

가끔 힘들고 외로울 때 그 팬 사-이트에 들렀던 기억이 있다. 엊그제 중국 콘서트(제3회 한중 가요제) 때 중국 팬들과 잠깐 스쳤다. 한국 팬들은 나와 함께 어른이 돼가는데, 그네들은 풋풋한 눈물을 보여주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눈물들... 그 어느때보다 당찬 '스물셋', 절로 번지는 미소로 '그 해 여름'을 부르는 내가 있었다. 다시 한국 공항에 오니 친숙한 얼굴들이 마중을 나와 있다. 한 팬이 '오는 24일 생일 때 여는 팬미팅 기대하라'며 손을 흔든다.

처음 H.O.T. 1집 시절엔 그들의 손을 하나하나 잡고 '감사합니다'란 말을
전했던 기억이 났다. 난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솔로가 된지 두 달이 지난 지금, '북극성'에 이어 후속곡을 시작하면서 어느새 자리를 잡았다는 말을 들었다. 나 역시 안도하는 모양이었나 보다.

그러다 어제 아침, 멍하니 벽을 보다 문득 그 팬 사-이트 메인보드의 글귀가 떠올랐다. 나의 노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아직 한참 멀었다. 벌써 긴장을 놓다니! 때문에 다시 내 자신을 가둬보기로 한다, 엄격하게.  그 안 처음의 설렘과 감동을 다시 채워넣으려 한다.


...하루에 몇 번씩 걸던 전화가 왜 이리도 누루기 힘든 건지
언제고 다시 니가 날 찾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말했지만
그것도 역시 날 떠나가는 너의 마음을 편치 않게 할까봐

행복해 난 너만 행복해하면 니가 어떤 사람을 만나도 상관없어
이런 내 모습이 초라해도 사랑은 자존심이 아니잖니
사랑해 오랜 시간이 흘러도 세상 모든 것이 다 변해도 널 사랑해
이젠 너 없이도 울지 않아 가끔은 보고 싶어지겠지만

너의 편지 너의 선물도 너의 기억들 나 어떻게 지워야 하니
이러면 안 되는 걸 알고 있는데 편하게 보내줘야 하는데
나 이렇게도 이기적인 건 우리 만날 때와 헤어진 지금도 같지만
이해해줄래 너무도 사랑했다는 마지막 내 표현일 테니까

시간이 지나 나 역시도 널 잊어가겠지만 기억해줄래
우리가 사랑했었던 수많은 그 눈물의 약속을...
'그 해 여름' 중에서



변치 않는 사랑을 주는 사람들...
내가 되돌려줄 최선


솔로 데뷔 이후 좀 무리를 했나 보다. 쿨럭이며 촬영에 임한다. 연신 미안하단 멘트를 날리며. 엊그제 다녀온 중국 콘서트 이후 밀린 스케줄을 무리해서 쫒다 보니 생긴 결과다.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중국 가기 전에 찍은 모 TV 프로그램에서 신화 동생들(동완이만 빼고)을 제치고 헌혈을 할 수 있는 건강함을 과시했는데, 며칠 못 간다. 그런데 나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아파한다. 솔로 데뷔하며 더 절실하게 깨닫는 사실, '가수는 나 혼자다'. 너무 평범한 사실이지만 그만큼 스태프들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거. 주변 사람 챙기는 일도 꼬박 내가 먼저 나서야 옳다.

특히 이번 음반에 도움 준 신승훈 형, 정원영 교수를 비롯하여 작곡가인 김형석, 심상원 님까지 전화 통화도 잘 못하는 게 안타깝다. 그런 고마운 사람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뭘까?

그래도 얼마 전에 유영진 선배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다. 11월 초쯤 S.E.S의 유진이와 남매처럼 즐겁게 찍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천국에서 행복을 누릴 것이라 믿는 남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세트가 너무 예뻤던 촬영을 하면서 '언젠가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한번도 오지 않는다면?'이란 생각이 들곤 했다.

그래도 내겐 모든 걸 걸 수 있는 노래가 있으니까. 아마 죽는 날까지 꼽히는 이 한 장의 앨범이...라 위로도 했다.

하지만 가끔 나도 사랑을 하고 싶다. 겨울이 왔으니까.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날, 나란히 앉아 한 사람을 위해, 그 사람을 위해...

기획. 홍미란 기자



[쎄씨 12월호 유영진씨 기사중]

타이틀곡 '지애'는 그동안 꼭 해보고 싶었던 마이너 발라드. 어렸을 적 읽었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가사로 형상화 시켜놓은 곡. 강타와 유진이 출연한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지애'의 가사에 맞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사랑을 담았다. 강타는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남자, 유진은 어두운 인생을 살고 있지만 맑은 영혼을 가진 여자로 나온다.

취재. 고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