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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 '페르소나' 낸 강타, 재즈·솔風 가미 변신시도 (조선일보)

혀니나라 2018. 6. 6. 08:02

출처 : 조선일보(www.chosun.com)
          2005.03.06 17:20 03'



3집 '페르소나' 낸 강타, 재즈·솔風 가미 변신시도

"스물일곱… 전 달라지고 있어요"
"뮤지션 자율성 認定하는 음반제작사 세우고 싶어"


10대들의 광적 지지를 받던 9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의 거대 ‘기획상품’ HOT, 그들 중 노래를 주로 부르던 ‘꽃미남’. 아직도 강타를 바라보는 사람들 눈에는 ‘그 때 그 시절’의 잔영(殘影)이 가득하다. 어느덧 27세, 4일 세 번째 독집 앨범을 발매한 그가 고민하는 지점도 바로 거기다.

“제 나이 또래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이 일상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었어요. 아직도 10대 후반이 주축인 팬클럽 회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틀에 머물러주길 원하지만…, 전 달라지고 있습니다.”

열성적 팬들이 오히려 불편한 걸까. “음악적인 성향을 평가받는 데 HOT가 안 좋게 작용한다고 해도 충분히 감수할 수 있어요. HOT가 없었다면 이만큼 주목받는 가수가 될 수 있었을까요?” 그는 역시 솔로로 활동하고 있는 HOT 시절 동료 문희준을 적극 옹호했다. 그를 ‘천재’라고 칭한 강타는 문희준이 ‘안티팬’들의 비판 표적이 된 것에 대해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한 데다 직설적인 성격이라서 네티즌들과 부딪쳤던 것 같다. 언젠가는 재능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했다.

강타는 갑자기 듀엣 ‘유리상자’를 화제로 삼았다. “‘유리상자’ 공연은 팬이 아니더라도 ‘애인이랑 한번 보러갈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하지만 제 공연에는 아이들이 아우성칠 거라는 생각으로 어른들이 올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죠. 그게 안타까워요.”


강타의 새 앨범 ‘페르소나(Persona)’에 실린 노래들은 귀에 쉽게 감겨든다. 타이틀곡 ‘가면’과 ‘마비’는 느릿한 리듬감이 돋보이고 앨범 후반부 ‘블루 스노우’ ‘일어나기’ 등은 재즈적 색채가 묻어난다. 가성이 적절히 가미된 강타의 음성은 고음에서 가늘게 떨리지만 크게 흠잡을 만한 부분이 없다. 그는 자작곡인 ‘가면’을 두고 솔(Soul)풍의 R&B 발라드라고 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강타의 자작곡은 8곡. “지난 98년 HOT 시절 ‘빛’ 이후 100여곡의 자작곡이 앨범으로 발표됐다”고 말하는 그는 “신승훈 같은 싱어송라이터”를 꿈꾸고 있었다. 그는 HOT시절 이후 지금까지 줄곧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가수의 캐릭터와 노래, 이야기까지 관리하는 시스템을 확고히 갖춘 SM의 간판스타인 그의 꿈은 “마음 맞는 작곡가들과 음반제작사를 세우는 것”이다. “그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뮤지션의 자율성’이에요.” 그는 “가수의 앨범을 내기 위해 매니저들이 여기저기서 곡을 모아오는 행태가 가장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야기가 10대들을 위한 음악으로 흘렀다. HOT, 젝스키스 등 1세대 아이돌 그룹에 이어 요즘 10대들의 선풍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동방신기에 대한 그의 평가는 후했다. “HOT나 젝스키스는 멤버 개개인의 캐릭터를 중시했는데, 동방신기는 전체적인 조화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노래도 저희 때보다 잘하고요.”

최승현기자 vaidale@chosun.com

사진=3집 앨범을 발표한 강타는 "폭넓은 연령대로부터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허영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