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www.starsay.co.kr
2001.08.30
실패해도 좋다!! 강타
강타가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의 옆에 있어야할 네 명의 멤버들이 없다. HOT가 해체하면서 각 멤버들은 각자의 앨범준비에 들어갔고, 그중 가장 먼저 그룹의 메인보컬이었던 강타가 자신의 첫 솔로 앨범 'Polaris'를 들고 컴백한 것이다.
여기서 그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한다느니, 그의 음악적 변신이 어떻다느니 하는 얘기를 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마나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 자신은 물론이고 그의 팬들, 그리고 언론 모두 그가 '아이돌'에서 '뮤지션'으로 확실히 자리잡길 바라고 있다.
이제 20대의 나이가 되었고, HOT는 앨범을 내면 낼수록 작사, 작곡, 프로듀싱이 가능한 뮤지션이라는 것을 강조했으니 그런 기대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영국 아이돌 그룹 테이크 댓(Take That) 출신이었던 로비 윌리암스(Robbie Williams)가 영국 최고의 뮤지션 중 하나로 성장한 사례도 있는데 한국이라고 아이돌 스타 중에서 최고수준의 뮤지션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물론 한국과 영국의 토양은 다르고, HOT를 비롯한 한국 아이돌 그룹들의 '과오'를 이야기하며 그들이 그렇게 될리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일은 정말 아무도 모른다.
강타, 그리고 그의 기획사인 SM도 그런 점들을 의식했는지 강타가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과 상당수의 작사, 작곡, 편곡을 맡은 것은 물론 수록곡 중 일부는 재즈성향의 곡들로 채워 확실한 뮤지션으로서 인정 받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것은 결코 나쁘지는 않은 일이다. HOT의 음악과 강타의 음악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를 시험해보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은 충분히 좋은 일이다. 결과물만 좋다면 그가 재즈를 하건 테크노를 하건 그건 그의 자유고, 한 앨범 안에 여러장르의 음악이 들어있는 것도 문제될 것은 없다.
오히려 강타 자신이 깊이 고민해야할 것은 그 다음부터이다. 강타의 높은 지명도와 대중적인 발라드와 듣기 편안한 재즈곡들이 적당한 비율로 섞여있는 이번 앨범의 구성은 이 앨범에 대중적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부터 강타는 자신의 음악에 대한 진정한 선택을 해나가야할 것이다. 자신의 수많은 가능성중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버릴 것인가, 그리고 자신의 음악적 지향점은 어디인가 고민해야하고, 끊임없이 선택해 나가면서 HOT도 SM도 아닌, 누가 들어도 '강타의 음악'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음악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아주 대중적인 방향일 수도 있고, 반대로 매우 난해한 음악일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쪽 방향이건 가장 중요한 것은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음악을 해나가겠다는 의지와 그것을 실제로 이뤄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다. 그런 과정에서 그는 대중적으로, 혹은 음악적으로 실패할 수도 있고 혹독한 비난에 시달릴수도 있으며, HOT 시절과는 또 다른 차원의 고민에 쌓일수도 있다. 아니, 적어도 자신이 직접 음악을 만든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겪어야할 일일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들은 현재에 안주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이다. 그가 만약 현재의 인기에 만족한다면, 그래서 현재의 스타일에만 안주한다면 강타라는 '뮤지션'의 생명은 그 순간 끝날 것이다. 진정 그의 소망대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고 싶다면,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실패와 좌절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팬들 역시 그런 그의 '실패'를 아낌없이 성원해줘야 할 것이다. 좋은 뮤지션은 스스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그의 음악을 들어주는 팬과 함께 태어나는 것이다.
글/ 강명석 (LENNON@hitel.net)-Member of 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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